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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로울 때 과학책을 읽는다
2016년 02월 12일 (금) 14:42:29 편집부 msay27@hanmail.net

세상속의 나는 누구인가?
나를 둘러싼 세상은 어떻게 움직이나?
교양이나 지식이 아니라
인생 지침서로서의 과학책 읽기



과학책은 흔히 교양이나 지식을 채우기 위해서 읽는다. 하지만 과학책을 읽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아무리 쉽게 쓴 책이라고 해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물리학 법칙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려면 과학에 대한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 우리가 소설이나 에세이, 자기계발, 사회과학 서적보다 과학책을 멀리하는 이유다.

저자는 교양이나 지식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힘들고 외로울 때 과학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과학책에서 오히려 삶에 대한 궁금증과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렵고 딱딱한 물리학 법칙, 수학 공식을 이해하기 위한 과학책 읽기가 아니라 인생 지침서로서의 과학책 읽기. 그래서 제목도 <나는 외로울 때 과학책을 읽는다>로 명명했다.

이 책에서 소개된 30권의 과학책은 <코스모스>나 <총, 균, 쇠>처럼 과학 고전으로 불리는 책부터 <직관펌프>, <위험한 과학책>, <마션>처럼 최근 과학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책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저자는 세상에 혼자 남았다고 느껴질 때 <마션>을 읽고, 어느 날 죽음이 두렵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 <우리는 왜 죽는가>를 읽으라고 권한다. 이와 함께 내가 보잘것없는 존재로 느껴질 때는 <숲에서 우주를 보다>, 영화를 조금 더 과학적으로 보고 싶다면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를 추천한다.

기자에서 늦깎이 KAIST 학생으로
유쾌하고 행복했던 과학책으로의 도피

이런 책 읽기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대전에서 기자 생활을 20년 가까이 한 저자 김형석은 책 읽기는 좋아했지만, 과학책에는 관심이 많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대학 때 전공도 국문학이었다. 하지만 5년 가까이 과학 전문기자로 일하며 필요해서 과학책을 읽기 시작했고, 뒤늦게 KAIST 과학저널리즘 대학원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과학책을 접하기 시작했다.

과학책을 읽는 이유가 너무 거창해서 우리는 과학책을 멀리 하게 된다. 저자는 로쟈 이현우의 말을 인용해 “책은 무조건, 절대적으로, 악착같이 즐겁게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책도 마찬가지라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과학책을 즐겁게 읽지 못한다. 심지어 과학책을 즐겁게 읽는다고 말하는 것을 어색하게 받아들인다. 저자가 맨 처음 과학책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는 것은 좋아하는 SF영화를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였다고 고백한다. 고작 영화 한 편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 과학책을 읽는다고? 하지만 저자는 이게 과학책 읽기의 중요한 동기였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과학책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 무엇보다 세상살이가 외롭고 답답할 때 과학책은 소설이나 자기계발서, 다른 인문서 이상의 힘을 발휘했다. 저자는 그 경험을 이렇게 말한다.

“지난여름,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밑줄을 그으며 <코스모스>와 <총, 균, 쇠>를 읽었다. 수입은 없고, 사람도 없던 시간이었다.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를 버티게 해준 것은 책, 그것도 과학책이었다. 도망치듯 책 속으로 숨어들었지만, 그 도피는 유쾌하고 행복했다. 심심하고 외로울 때 주로 소설을 읽었는데 과학책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세상 속의 나, 그런 나를 둘러싼 세상
이런 세상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그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됐다. 1장부터 3장까지는 과학서평이다. 1장 ‘세상 속의 나’에서는 나라는 존재를 고민하고 발견할 기회를 제공하는 10권의 과학책을 소개한다. 2장 ‘나를 둘러싼 세상’에서는 때로는 나와는 무관하게, 때로는 나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과학책 10권을 담았다. 이어 3장 ‘그리고 그들’에서는 이런 세상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혹은 이런 세상을 해석하려고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10권의 책으로 안내한다. 마지막 4장 ‘과학으로 세상 읽기’에는 저자가 쓴 22편의 과학칼럼을 담았다.

3장까지가 과학서평이라면 4장은 세상과 나, 그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회적 현상들에 대한 단상을 담았다. 물론 그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돋보기와 잣대 역할을 하는 것은 과학이다. 과학서평과 과학단상은 전혀 다른 글이지만 저자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발견할 수 있다. 책에서 다뤘던 소재가 다시 등장하고, 책에서 접했던 과학적 사고와 인식의 틀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과학칼럼은 과학서평의 ‘실전판’인 셈이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과학적 사고’가 지배하는 사회다. 과학책이 소설만큼이나 많이 읽힌다고 해서 그런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를 작동시키는 방식에 과학적 사고의 바탕이 되는 이성과 합리성이 조금이라도 더 녹아들기를 바라는 저자의 소망이 담겨 있다. 저자는 에필로그(뉴턴의 무정한 세계)를 통해 이런 말로 책을 마친다.

“과학책을 읽을 때마다 이성과 합리성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한다. 작은 실험실에서 작동하는 이성과 합리성이 훌륭한 성과를 낳듯 거대한 사회에서 작동하는 이성과 합리성은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복되게 할 것이다. 최소한 역사의 퇴행은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차례>

프롤로그 가장 외로울 때 읽었던 그 책

제1장 세상 속의 나
1. 세상을 해석하는 눈을 갖고 싶을 때-직관펌프, 생각을 열다
2.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가 궁금할 때-이상한 나라의 뇌과학
3. 세상에 혼자 남았다고 느껴질 때-마션
4. 세상을 공식으로 풀고 싶을 때-수학의 몽상
5. 누군가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쿨하게 사과하라
6. 왜 공부해야 하는지 회의가 들 때-공부 논쟁
7. 내 행동을 나도 이해할 수 없을 때-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8. 죽음이 두렵다고 느껴질 때-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9. 잦은 실수로 괴로워할 때-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
10. 이유 없이 갑자기 짜증날 때-우리는 왜 짜증나는가

제2장 나를 둘러싼 세상
11. 내가 태어난 지구와 우주가 궁금할 때-코스모스
12.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궁금할 때-태양계 연대기
13. 세속의 삶이 그저 답답하게만 느껴질 때-세상물정의 물리학
14. 내가 보잘 것 없다고 느껴질 때-숲에서 우주를 보다
15. 극한 상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할 때-생존의 한계
16. 메르스 같은 전염병의 공포가 엄습해 올 때-전염병의 문화사
17. 물건이 왜 그렇게 생겼는지 궁금할 때-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18. 눈에 보이는 빛과 색깔의 정체가 궁금할 때-빛의 물리학
19. 황당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싶을 때-위험한 과학책
20.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갈린 이유를 알고 싶을 때-총, 균, 쇠

제3장 그리고 그들
21. 나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싶을 때-화성의 인류학자
22.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의심이 들 때-침묵의 봄
23. 위대한 성과물의 주인공이 궁금할 때-노벨상과 수리공
24. 천재들이 부럽기만 느껴질 때-과학자들의 대결
25.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 고민할 때-과학자의 연애
26. 천재는 어떻게 탄생하는가?-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27. 영화를 조금 더 과학적으로 보고 싶을 때-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
28.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필요할 때-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
29. 과학적 글쓰기를 배우고 싶을 때-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30. 삶을 바꾸는 글쓰기를 꿈꾼다면-서민적 글쓰기

제4장 과학으로 세상 읽기
1. 청마는 없다, 청양도 없다
2. 작심삼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3. 별에서 온 그대
4. 드론의 화려한 외출, 혹은 역습
5. 그 많던 첨단과학은 어디로 갔나
6. 과학이 세계를 점령하고 있다는데
7. 기념일 말고 1년 365일
8. 달, 혜성, 혹은 그리움
9. 브래지어에 숨겨진 비밀
10. 영화와 과학이 만났을 때
11. Her(그녀)
12. 인공지능, 그 우울한 세계
13. 여름은 독서의 계절
14. 사과도 과학이다
15. 바이러스와의 전쟁
16. 끝나지 않은 항해일지
17. 수학에 대한 추억
18. 봄날은 간다
19. 노벨상과 <마션>
20. 천재소년
21. 섹스 로봇, 혹은 몰락의 에티카
22. 샘과 ‘MONKEY’

에필로그 뉴턴의 무정한 세계

<저자 소개>
저자 김형석 : 중앙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KAIST 과학저널리즘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20년 동안 대전에서 기자로 살았다. 5년 동안 과학 전문기자로 일했지만, 과학 솔직히 잘 모른다. 좋아하는 SF 영화 더 재미있게 보기 위해 과학 책 뒤적이다 매력에 빠졌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우주에 꽂혀 한 달 동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영화 <마션>의 매력에 빠져 원작을 읽다가 영화를 한 번 더 보러 가는 식이다. 기자는 그만뒀지만, 콘텐츠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SCOOP)를 차려 여전히 글 쓰는 일로 먹고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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