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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씻기, 마스크 착용이 최고의 예방"
[특별기고] 대전동부요양병원 강지훈 원장
2020년 02월 27일 (목) 18:02:52 동부요양병원 강지훈 원장 gynekang@hanmail.net
   
동부요양병원 강지훈 원장

현재 우리의 기대 수명은 몇 세일까요? 2019년 12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2.7세입니다. 

하지만 멀지 않은 조선 시대만 해도 평균 수명이 30대 후반정도이며 당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았을 거라고 추정되는 왕의 평균 수명이 40대 후반이라는 것을 아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시 평균 수명이 예상 외로 짧았던 것은 여러 질병 중 폐렴, 패혈증, 콜레라, 장티푸스 등 감염병이 대부분의 사망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균(미생물)과의 전쟁이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인류는 여러 바이러스와 세균 등에 의해 고통을 받으면서 살아남다가(거의 일방적으로 당하다가) 획기적인 무기를 가지게 됩니다.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에 의해 푸른곰팡이에서 발견된 페니실린이라는 항생(항균)물질입니다. 이 페니실린 덕분에 2차 세계대전에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세균에게서 구해낸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항생물질이 만들어지면서 과연 인류는 균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일까요? 

플리쳐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이자 현재 UCLA 교수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라는 그의 저서에서 기술의 발전이 판데믹을 일으킨 사회현상이라고 하였습니다.

판데믹은 ‘모든’을 의미하는 판(pan)과 ‘인간’을 의미하는 데믹(demic)을 조합하여 만든 대유행을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인류가 수렵, 이동 생활에서 농업을 하면서 정착을 하게 되면서부터입니다. 

농경생활을 하면서 많은 가축을 기르게 되면서 가축들에게 있던 많은 바이러스와 세균들이 인간에게는 없는 면역체계를 가져왔으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병의 전파가 쉬어진 겁니다. 다이아몬드는 “도시의 발생은 세균 입장에선 맘 놓고 증식할 수 있는 엄청난 행운이었다”고 말합니다. 

많은 인구가 모여 사는 대도시는 세균·바이러스의 훌륭한 먹잇감이 되었고, 교통의 발달은 이들이 멀리 퍼져나갈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개체 간 감염 자체는 자연현상이지만, 판데믹으로 퍼지는 것은 인간에 의한 사회현상입니다. 

실제로 역사에 보면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으로 한 제국이 멸망하기도 합니다. 1529년 스페인 군대의 침략으로 멸망한 아즈텍제국은 전쟁보다 천연두로 사망한 이들이 더 많아 2000만 명에 달했던 아즈텍제국의 인구는 1618년 160만 명으로 급감해서 멸망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근대에 들어서는 1918년 10월부터 1919년 2월까지 약 16주 동안 창궐한 독감 바이러스(인플루엔자)는 스페인독감이라는 오명하에 1차 세계대전에 전장에서 사망한 약 천만명의 군인보다 더 많은 최하 2500만 명에서 1억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사망하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홍콩독감, 사스, 신종플루, 그 유명한 메르스 등 여러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는 고통을 받아왔죠.(표 참조) 

 

   
 

그럼 항상 인류는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을까요? 인류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경우도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미라에도 흉터 자국이 남아 있을 만큼 오래된 질병이며, 치사율이 30%에 가까워 수 천년의 인류 역사에서 수 억명의 사망자를 내고, 우리나라에서도 마마라고 높혀 부르며 두려워 했던, 인류 역사에 가장 큰 흔적을 남긴 바이러스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명한 천연두입니다. 

1978년 WHO(국제보건기구)는 “더 이상 지구에 천연두 바이러스가 없다”고 공언 했을 정도로 인류가 바이러스와 싸워 최초로 승리를 거뒀던 기록입니다. 

하지만 계속적인 변이가 있어 백신과 치료약을 만들어 내기 힘든 바이러스의 특성상 현재 의학에서는 대부분의 바이러스에 대해 완벽한 예방이나 치료는 없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국이, 아니 전 세계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corona virus 19, 우한폐렴)로 시끄럽습니다. 

사실 시끄러운 정도가 아니라 대재앙의 서막이 아닐까 두렵기까지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외피로부터 표출되어 있는 곤봉 모양의 돌기 때문에 왕관모양(crown-like)처럼 보이는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상기도감염(감기)의 원인균으로 라이노바이러스 다음으로 두 번째로 흔한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입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라고?, 그렇다면 우리가 이렇게 두려워하고 벌벌 떨 필요가 없나?, 요즘은 약도 좋은데’ 이렇게 생각하실 분도 많이 있으리라 보입니다. 반절은 맞고 반절은 틀린 얘기입니다. 

2002년과 특히 2015년 우리를 두렵게 했던 SARS와 MERS도 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입니다(SARS-CoV, MERS-CoV). 바이러스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워낙 변이를 잘하는데 특히 코로나바이러스는 더 자주, 다양하게 하는 변이를 하는 타입입니다.

변이가 잦아 적절한 치료약물을 만들기가 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감기에 대한 명쾌한 약이 없는 것과 같은 이유죠. 그래서 이름도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로 명명이 되었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직까지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접해 본적 도 없고 어떤 경과로 갈 건지, 치료 효과가 어떨지 등등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일종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겠죠. 

그럼 우리는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습격에 대하여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요?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이게 현실일 듯 합니다. 백신이 없다거나 백신을 만들기가 용이하지 않고 뾰족한 치료법이 없다고 하니 더더욱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다만 바이러스의 특성상 독성이 너무 강하여 숙주가 급작스럽게 사망하면 바이러스도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숙주의 사망률(치사율)이 낮은, 그러니까 약독화된 바이러스로 변이가 일어나는게 일반적입니다. 

아프리카에서 간혹 유행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말이죠. 치사율이 90% 이상이어서 숙주가 전염을 시킬 시간도 없이 사망하게 되니 대유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백신이라는 예방법도 없고, 바이러스가 약해지기만 기다린다는 것도 현시점에서 어불성설이라 다른 예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으로 신종이라 이름이 붙은 이 바이러스 또한 일반 감기 바이러스의 예방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보입니다. 

오히려 계절독감(인플루엔자)보다는 전염력을 의미하는 재생산지수가 낮아 우리가 지금도 잘하고 있는 손씻기, 마스크쓰기 등 일반적인 주의사항들이 예방에 뛰어난 효과를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손씻기는 몇 번을 강조하여도 부족함이 없으리라 보이며 특별히 우리나라에서는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 감염여부가 확실치 않다고 하였으나 WHO(국제보건기구)와 중국에서 발표했듯이 에어로졸로도 감염이 될 수 있어 보여 마스크쓰기에는 좀 더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침은 액체로 되어 있으나 침방울, 비말보다 훨씬 작은 입자가 떠돌아다니는 것을 에어로졸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밀집된 공간, 간격이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직접 호흡기를 통해서 들어올 수 있는 바이러스 등 병원균을 막기 위해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므로 입과 코를 충분히 가리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습니다. 

마스크는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권고하지만 감염된 사람의 침방울이나 비말이 호흡기에 직접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재질은 어떤 것을 사용해도 큰 차이가 없으며 또한 타인의 비말이나 침방울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건 먼저 나의 입(내가 감염자건 아니건)에서 나오는 침방울이나 비말을 막아서 주변의 타인에게 전파시키는 일이 감소가 됩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다면 질병이 확산 되는 것이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의사들이 수술실에서 마스크를 쓰는 이유가 자기를 보호하는 효과도 있지만 수술부위에 자기 입에서 나온 비말이 환자의 수술부위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목적이 더 크다고 하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초기에 정부의 대처가 잘 되었느니, 잘못 되었느니 혹은 특정 종교집단의 탓이니를 지금 논하는 게 중요해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유기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확산 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연한 공포심과 원망만 가지고 있기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특성에 대해 정확히 알고 비교적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손씻기, 마스크쓰기, 밀집된 곳에 가지 않기 등 우리 일상 생활에서 시행할 수 있는 일들을 습관화하며 대응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시화된 현대 사회가 세균의 입장에서는 증식하기 좋은 행운이었다는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말한 것처럼 이러한 판데믹은 이미 다루기가 힘든 현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저 또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맞이하여 수많은 모임과 만남, 많은 교류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짚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바야흐로 화이부접(和而不接)의 시대가 도래한 것만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모두들 건강관리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동부요양병원장 강지훈(예방의학박사, 전문의, 노인병 인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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