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시장이 말한 특단의 조치란?

대전시티즌 투자유치 공개논의 시작.. 신세계 유력 후보

2019-10-04     김기석 기자
허태정 시장이 지난 2일 예정에 없이 기자실을 방문해 대전시티즌의 기업 유치 방안을 화두로 꺼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대전시티즌의 향후 진로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허 시장은 지난 2일 대전시청 기자실을 방문에 여러 현안을 얘기하던 중 '대전시티즌 매각'으로 읽힐 수 있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대전시티즌이 경기 성적도 계속 지지부진한 상태를 못 벗어나고 있고 내부적 갈등이 오래 지속 돼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지역사회 갈등으로 번졌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근본적으로 프로구단은 성적과 시민들의 사랑을 얼마나 받느냐 문제인데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다"며 "매년 많으면 80억 원 대까지 시민 세금으로 예산을 투입해 운영하는데 과연 이 방식으로 가는 것이 맞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 연고를 유지하면서 구단을 이끌만한 '기업유치' 또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그룹이 나타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구체적이진 않고 여러 검토를 하는 단계"라는 말도 빠트리지 않았다.

허태정 시장의 발언을 간단히 요약하면 '대전시티즌을 매각하거나 투자할 기업이 있으면 좋겠다'로 압축 할 수 있다.

대전시민 특히 대전시티즌 팬들 중에서는 '매각'이라는 표현에 거부 반응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대전시티즌을 운영할만한 기업이 있느냐가 더 관건이다.

최용규 대전시티즌 사장은 4일 "허태정 시장이 밝힌 방향성과 큰 틀에 공감한다"며 "허 시장의 생각이 구체화되고 가시화 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허 시장이 상당히 신중한 사람이다, 중요한 얘기를 할 때는 타이밍을 기다려서 하는 사람이지 아무 때나 하는 사람이 아니"라며 허태정 시장과 일정부분 공감하는바가 있음을 내비쳤다.

허태정 시장도 대전시티즌을 언급하며 최용규 사장한테는 후한 점수를 줬다.

허 시장은 "신임 최용규 사장이 오고 나서 조직 내 갈등이라든지 후원 그룹과의 단합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잘 이끌어가고 계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단주인 허태정 시장이 최용규 사장과 '이심전심'속에 기업유치를 꺼내들자 가장 유력한 기업으로 신세계가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는 대전시로부터 이미 수차례 대전시티즌 인수 의향을 전달받은 바 있고 최근 대전시에 5성급 호텔을 짓는 문제를 허태정 시장과 심도 있게 논의한 뒤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방식이 매각이든 기업의 투자유치든 신세계가 대전시티즌 운영에 참여할 경우 대전시에서도 '일정기간 일정금액'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조건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40억에서 50억 정도라면 향후 신세계가 대전에서 사업을 하면서 대전시와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면 크게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동안 물밑으로만 논의됐던 대전시티즌 매각 문제가 공식 논의 석상에 올라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