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 이상민 의원 '왕따'

이상민 의원의 정책위의장 사표 수리, 쇄신 분기점

2010-06-20     김기석 기자
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당무에 전격 복귀한데 이어 대전권 의원들을 당의 전면으로 내세우는 당직 개편을 단행했으나 당 쇄신을 요구한 이상민 의원의 사직서만 수리 돼 뒷말을 낳고 있다.

이회창 대표는 대표직 사퇴 선언 열흘만인 지난 17일 당무에 복귀한 데 이어 18일 당직을 개편하며 당 사무총장에 김창수 의원, 대표비서실장 겸 정책위의장에 임영호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지난 7일 이회창 대표와 함께 사임 의사를 밝힌 박선영 대변인은 유임 됐으며 권선택 의원은 오는 21일 오전에 열리는 의원총회를 통해 원내대표에 임명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전권 50대' 의원들이 주요 당직을 휩쓸다시피 했지만 당 쇄신을 요구했던 이상민 의원의 사퇴서만 처리 돼 선진당이 '이회창 1인 체제'에 걸림돌이 되는 정치인은 배제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20일 <대전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당직 개편에 대해 "지금 선진당의 메커니즘상 누가 어떤 당직을 맡느냐는 큰 의미가 없으며 이번 당직 개편으로 오히려 이회창 대표의 친정체제가 더욱 강고해졌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저의 선진당에 대한 쇄신 노력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것은 선진당이 국민과 지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을 수 있도록 민주적이고 활력 있는 정당으로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그 첫 출발점은 선진당이 이회창 대표의 1인 정당, 이회창 대표로부터의 전적인 의존관계로 부터 벗어나는데 있는데 선진당내 거의 대부분의 의견이 '이 대표 외 다른 대안이 없다'면서, 전적인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커녕 오히려 안주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며 "저 혼자라도 선진당의 진정한 탈바꿈이 이뤄지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지역 민심도 선진당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지역의 중견 언론인 A 기자는 "다수의 목소리가 항상 옳은 건 아니"라며 "선진당이 충청권의 대표적인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정치인이 이상민 의원"이라고 밝혔다.

A 기자는 "선진당으로서는 당이 변할 수 있는 아까운 기회를 잃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난다고 그의 영향력을 아무도 무시하지 못할 텐데 열흘만에 다시 전면으로 나선다는 자체가 선진당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그의 2선 후퇴가 정당의 기본 생명이나 다름없는 교섭단체 구성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전격적인 당무 복귀는 교섭단체 구성 포기나 다름없다"며 "이상민 의원으로서는 앞으로도 당의 잘못된 부분을 계속 지적해나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지난 7일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가 열흘만인 17일 세종시 문제를 빌미로 당무에 전격 복귀했으나 당 쇄신 요구는 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