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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도 울고.. 기자도 울고..
교통사고로 딸 잃은 소방관 부부의 눈물겨운 호소문
2018년 12월 05일 (수) 17:46:22 김기석 기자 msay27@hanmail.net

지난 해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소방관 부부가 항소심 재판부에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낭독한 호소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소방관 부부는 5일 대전지방법원 제1형사부(심준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가해자 A(45)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해 장문의 호소문을 낭독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소방관 부부의 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 돼 1심에서 금고 1년 4개월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했다.

소방관 부부는 "저는 아직도 그날 그 횡단보도에 서 있습니다. 지켜주지도 못한 엄마로 같이 가주지도못한 엄마로 아직도 그대로 거기에 서 있습니다"라며 "내 새끼의 마지막 모습을 차디찬 바닥에서 생을 마감한 내 아기의 마지막 모습을 온몸에 품고 미친년처럼 서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말로 시간이 흘러가면 무뎌지고 괜찮아 질까요? 자식을 어떻게 가슴에 묻어야하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라며 "뭘 해도 달라지지 않은 딸에 대한 그리움과 아이에 대한 부재, 저희는 그런 고통 속에서 여전히 몸부림치며 살고 있습니다"라고 울먹였다.

부부의 간절한 하소연이 이어지자 재판에 참여했던 일부 판사도 눈물을 훔치는 게 목격됐으며 재판에 들어가지 않았던 기자들도 하소연 내용을 전해 듣고 '눈물을 흘리는' 흔치않은 광경이 벌어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항소심 재판에서 가해자 A씨 에게 '금고 2년'을 구형했으며 선고는 1월 9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다음은 소방관 부부가 낭독하고 제출한 호소문 전문.

존경하는 판사님께

저는 지금 외상후스트레스 진단을 받고 정신과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듭니다.

어떻게 가족의 고통과 아픔을 표현해야 판사님이 느낄 수 있을까요?

저는 아직도 그날 그 횡단보도에 서 있습니다. 지켜주지도 못한 엄마로 같이 가주지도못한 엄마로 아직도 그대로 거기에 서 있습니다.

내 새끼의 마지막 모습을 차디찬 바닥에서 생을 마감한 내 아기의 마지막 모습을 온몸에 품고 미친년처럼 서 있습니다.

느껴지시나요?

정말로 시간이 흘러가면 무뎌지고 괜찮아 질까요?

자식을 어떻게 가슴에 묻어야하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뭘 해도 달라지지 않은 딸에 대한 그리움과 아이에 대한 부재, 저희는 그런 고통 속에서 여전히 몸부림치며 살고 있습니다.

하나 남은 아들을 지켜주기 위해서 입니다.

지금까지도 상담치료를 받는 아들, 그래도 부모님을 위해 밝게 생활하는 아들을 위해서입니다

겨우 다섯 살 아이가 차디찬 바닥에서 아무런 잘못 없이 그리 아프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것도 가해자의 운전 부주의로,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그리 됐는데 저 사람들은 뭐가 억울해서 항소를 했을까요?

수도 없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도 그리했을까?

저는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없을꺼같습니다. 저 사람들처럼 사과를 어떻게 하면 진심으로 와 닿지 않을까요,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본적도 느껴본적도 없습니다.

선처해달라는 말과 변명뿐이었습니다.

행복했던 가정을 무너뜨리고 절대 겪어보지 않으면 알수 없는 이 찢어지는 가슴 아픔을 나을 수도 없는 아픔을 살아가는 우리보다 더 억울하고 괴로울까요?

1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이 사건을 지켜봐야한다는게 억울합니다.

저는 119 구급대원입니다. 16년 동안 구급차를 타며 현장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못 합니다. 딸의 모습이 아직도 제 가슴에 제 눈에 온몸에 남아 있어 같은 현장을 볼 수 없어 보직 변경을 했습니다.

일을 하는 이유는 혼자 있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해 죽음을 생각해서 입니다. 이렇게 저희 가족은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재판장님 법은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억울함을 풀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해자의 형량을 줄이기 악용 수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저희 가족을 기만하고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가해자에게 합당한 벌을 내리시어 자신의 죗값을 치루고 속죄하는 판결을 내려주시길 부탁합니다.

마지막까지 같이 잡은 손 그 맑은 눈빛 너무나 껌딱지였던 매일 사랑한다던 그 목소리 너무나 생생합니다.

내 딸 우리 딸 00아, 내새끼 내 모든 것, 변함없이 끊임없이 사랑해 . 생명의 소중함 그 무게를 쉽게 생각하지 않게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태어난 지 5년 밖에 안 된 어여쁜 딸과 작별인사도 못한 저는 집사람이 꼬리뼈가 부러지고 평생을 받쳐 구급대원도 못하게 되어 아내 혼자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길까봐 마음 편히 출근도 못합니다.

혼자 남은 아들은 동생 없는 집이 싫다고 밖에 나가 잘못된길로 빠지지 않을까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삶속에서 집사람은 피고인이 항소를 하여 형이 줄어들까봐 밤새 잠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딸의 아빠 엄마로서의 마지막 한을 풀어주고 싶어 참고 버티고 있습니다.

노란 봉고차만 봐도 딸이 생각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동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모습만 봐도 생각납니다.

차를 타고 가면 옆에서 앉아 웃고 있던 딸의 모습도 생각납니다.

퇴근하면 두 팔 벌려 안아주고 뽀뽀 해주는 모습도 생각납니다.

우리 가족은 평생 그리움에 사무쳐 살아야 합니다. 눈물을 참고 참아야만 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불쌍하고 바보 같은 (저의) 소원은 피고인이 금고 2년형을 받고 딸아이의 한을 풀어주고 원 없이 소리 내어 펑펑 울고 싶습니다.

저는 남아있는 가족들을 지켜야할 가장입니다.

가장이 가장의 일을 하지 않고 저는 가장이라 하지 못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판사님,

피고인의 잘못을 엄벌해 가장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두 손 모아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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