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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몰아낸 대전MBC, 신적폐 논란
여성 아나운서는 프리랜서라며 고압적 자세.. 시청자 분노
2019년 10월 21일 (월) 20:24:42 김기석 기자 msay27@hanmail.net
   
 

 

비정규직, 특히 여성 비정규직에 관한 숱한 보도로 지역사회의 반향을 이끌어냈던 대전MBC가 내부 비정규직 문제로 시청자들로부터 '신적폐'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대전MBC 시청자들은 그동안 꾸준하게 비정규직 논란의 중심에 선 김지원 유지은 아나운서에 대한 회사 측 입장을 묻는 글을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 올렸다.

이에 대전MBC 측에서는 지난 4일 같은 게시판에  '프리랜서 아나운서 보도에 대한 대전MBC 입장'이란 글을 통해 사측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하지만 문제의 글은 두 가지 문제에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이끌어 냈다.

첫 번째는 비정규직에 대한 '천박한' 인식과 함께 문제의식을 제기한 시청자를 상대로 협박을 했다는 점이다.

사측은 입장문을 통해 "채용 성차별은 사실과 다르고 프리랜서 여성 아나운서들은 별도의 프리랜서 모집 공고를 통해 대전MBC에 출연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은 자유직업인이며 대전MBC와 계약한 프로그램만 출연하면 되고 그 외 시간은 대전MBC가 통제하지 않으며 '적지 않은 혜택과 자유로움을 누려왔다'"고 주장했다.

대전MBC는 "김지원 유지은 아나운서의 프로그램 하차는 정당한 개편에 따른 프로그램 출연 계약 종료"라고 합리화했으며 "당사자들은 언론플레이를 하지 말고 고용노동부나 법원을 이용해 정당한 판단을 받기 바란다"고 조언까지 했다. 

이들은 끝으로 대전MBC는 허위 사실 주장에 근거한 이미지 훼손 행위로 인해 회사나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그 행위를 한 개인 또는 단체에게 엄한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대전MBC가 프리랜서라고 규정한 여자 아나운서들에 대한 처우개선에 나설 수 없는지 애정어린 글을 올린 시청자들을 ‘적’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전MBC 시청자 의견 게시판은 대전MBC를 비난하는 글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A 씨는 "시청자 게시판은 방송국에 개선사항이 있으면 자유롭게 글을 쓰라고 있는 건데... 이제는 더 이상 글 쓰면 고소하겠다고 협박하는 걸로 들리네여... 이거 고소당할까봐 무서워서 어떻게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쓰겠습니까???"라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B 씨는 '무서워서 못살겠다'며 "대전MBC가 지역방송으로서 앞으로 발전해가려면 이 사태에 대해 신중하고 진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파업 때도 MBC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는데 요즘은 방송에서 하는 것들이 전부 가식 같고 거짓인거 같아 보기도 싫은 마음"이라고 지적했다.

C 씨는 "공영방송 MBC의 이미지 훼손은 두 아나운서가 아니라 지금 대전 MBC가 스스로 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은 2019년에 살고 있다, 시청자들의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는 스스로를 안타깝게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D 씨는 "대전MBC가 창립 55주년 행사 때 시청자가 주인이라고 방송했다"며 당시 방송 자막을 캡처해서 올리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관련 단체들도 나섰다.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는 지난 7일 발표한 논평을 통해 "2년 전 공영방송 정상화 약속이 무색한 대전MBC"라며 "하나하나 반박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힐난했다.

이 단체는 "이번 사태의 핵심은 방송계에 관행처럼 굳어진 일그러진 고용 차별과 노동 인권이 문제"라며 "태안화력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사건을 통해 죽음의 외주화와 비정규직 문제를 공론화 했던 대전MBC가 아니던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5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대전지부도 시청자를 겁박하는 사측에 경고한다'는 성명을 통해 사측을 비난했다.

이들은 "지상파의 위기 속에 대전MBC가 살아남을 방법은 '시청자의 사랑과 신뢰 회복'이 유일하다"며 "하지만 사측은 시청자의 의견을 귀담아 듣기 위한 창구인 시청자 게시판에 시청자를 겁박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끝으로 "회사는 지금 당장 시청자를 겁박하는 게시 글을 수정하고 사과문을 게시해라, 그리고 시청자의 의견을 무겁게 받아 들여라, 그것만이 실추된 대전MBC의 이미지와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지난 정권에서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대전MBC가 시민들의 응원으로 기사회생의 길을 걷는 듯 싶었으나 노조 표현대로 '시청자 게시판에 시청자를 겁박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상황까지 치달은 것이다.

최근 대전MBC 사태를 지켜 본 취재 기자는 "적폐를 몰아냈더니 신적폐가 똬리를 튼 느낌"이라며 "반복되는 상황에 신물이 난다"고 촌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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