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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건설, 그 불편한 진실
내년 개헌, 수도 이전 마지막 기회.. 실기 말아야
2017년 09월 05일 (화) 10:09:48 김기석 기자 msay27@hanmail.net

"한나라당에 연정을 제안하면 당황할 줄 알았는데, 우리 진영에서 수류탄이 터져버렸다(2007년 가을, 오마이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연정을 통해 난국을 돌파하려다 오히려 진보 진영으로부터 뭇매를 맞은 뒤 내 놓은 솔직한 반응이었다.

이와 같은 일이 지금 되풀이될 위기에 놓였다. 주제만 대연정에서 '수도 이전'으로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행정수도 건설과 관련 '세종시에 '실질적' 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초지일관 보여줬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수도 이전’을 얘기한 적이 없다. 그렇게 보이기는 했지만 19대 대선 뿐만 아니라 18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의 대선 공약은 '실질적' 행정수도건설이었다.

이 같은 착시현상이 생긴 이유는 민주당 내부의 충청권 그룹과 충청권 시민단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선을 승리하고 나면 잘 되겠지, 건드리지 말자’.

하지만 그 '실질적'이 늘 문제였다. '실질적'은 '실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종과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에서는 그동안 '실질적'이란 단어를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설치'로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최근 세종시청에서 열린 '행정수도 완성 충청권공동대책위원회'가 개최한 '행정수도 완성 자치분권 실현 대토론회'에서 첫 번째 안으로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을 설치를 먼저 요청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상황 변화를 능동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8대 대선 때부터 수십차례 '실질적 행정수도'를 언급했지만 그때는 개헌의 '개'자도 논의되지 않았고 지금은 '2018년 지방선거 = 개헌'이라는 공식에 아무도 이의를 달고있지 않고 지금이야말로 ‘실질적 행정수도’가 아닌 ‘수도 이전’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문재인 대통령 자신을 포함해 많은 인사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수도이전을 주장했던 정치인들이다.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대변인으로 '수도이전을 하면 안보가 불안해진다'는 한나라당의 공격에 "아무런 문제 없다, 안보가 걱정이면 이회창 후보의 아들을 군대나 보내라"고 일갈했던 이낙연 국무총리의 요즘 행태가 충청인에게 얼마나 상처를 줬는지는 불문가지다.

민주당 충청지역 원로로 참여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했던 세종시 이해찬 의원의 변신도 놀랄만하다. 그의 입에서 나왔던 '수도 이전' 명분이 집권자의 의지에 따라 춤을 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민주당 소속인 정치인, 특히 충청권 인사들은 당시 집권당과 보수단체를 상대로 수 많은 어록을 만들어 냈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자 이회창 총재의 선진당에서는 한나라당 의원 10명을 '세종 10적'으로 규정하기도 했으며 '세종 10적' 중 현역 국회의원은 심재철 의원이 유일하다.

'세종 10적'을 꺼낸 이유는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거꾸로 민주당 소속의 정치인들이 '신 세종 10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처럼 김은 보이지 않았지만 충청권 민심은 항상 그랬다. 뚜껑을 열었을 땐 이미 대처하지 못하는 게 충청 민심이다.

이미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수도이전 찬성그룹에서는 몇 몇 민주당 정치인을 '배신자' 또는 '변절자'로 규정하고 일전을 치를 태세다. 아마 그 시점은 권역별 개헌토론회장 또는 추석 전후가 되지 않을 듯 싶다.

문제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문재인정부의 주요 정치인들이 행정수도와 관련한 정확한 입장을 내 놓지 않고 있다는 게 더 심각하다.

시간을 끌다 '광화문 청와대'를 추진하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방침이라면 더더욱 문제다.

지역의 언론과 각 단체에서 더욱 관심을 갖고 치밀하게 대응해야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나 더,

한나라당을 비롯한 행정수도 반대론자론자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행정비효율'을 처음 언급한 정치인은 노무현이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수도 이전'이라는 화두를 던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걱정했던 것이 '행정 비효율'이었고 당시 추진단체에서 중점적으로 검토된 내용이기도 하다.

이후 '관습 헌법'이라는 해괴한 논리로 '수도 이전'을 굴복시킨 한나라당 및 보수단체에서는 행정수도 뿐만 아니라 '행정중심복합도시'도 추진해서는 안 되는 이유로 '행정 비효율'을 꺼내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행정 비효율'을 이유로 청와대와 국회가 함께 옮기는 수도 이전을 주장하고 추진했다면 거꾸로 보수진영에서는 '연간 4조원'의 비용 발생(?)을 이유로 끈질기게 행정도시 건설마저 반대했다.

이제 청와대와 국회만 빼고 거의 모든 행정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하기로 한 만큼 '행정 비효율'는 다시 청와대와 국회까지 이전해 수도이전을 완성해야한다는 주장의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이밖에도 충청권이 힘을 모아 수도이전을 요구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고 넘친다. 앞으로 다가올 6개월이 지난 15년 보다도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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